[2012-8] 연을 쫓는 아이
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 열림원
참 두꺼운 책이다. 그래도 금방 읽게 된다. 책을 손에 쥐고 놓기 어렵다. 읽고싶다.
집에서 제주시로 나오는 1시간30분간 주로 잠을 자는데 며칠은 책을 읽었다.
국제뉴스에서 주로 듣던 아프가니스탄, 신문에서 주로 읽었던 파쉬툰인-수니파, 하자라인-시아파
탈레반과 난민, 이슬람, 파키스탄, 유년기를 잃어버린 아이들...
전쟁은 계속되고 죽음이 주변을 잠식해와도 '삶은 계속된다'
아버지 '바바'와 친구이자 하인인 '알리'.
드러낼 수 있는 바바의 아들 아미르와 드러낼 수 없는 바바의 아들이자 알리의 아들로 사는 하산.
형제애를 가진 둘의 관계는 성폭력에 대한 침묵과 외면으로 어긋나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흡수하며 체념하면서도 웃으며 살아가는 하산.
하산을 좋아하면서도 시기하고 자신의 외면이 고통스러워 하산에게 더 고통주는 아미르.
아미르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사람의 약한 면을 갖고 있다.
고통을 싫어하고, 사랑을 차지하고 싶어하고, 어려움은 피하고 싶고...
그러나 그 모습이 소설속에 나타나니까 참 짜증스럽게 느껴지곤 했다.
심지어 성폭력 당한 하산을 배신하는 아미르의 모습은 충격적이었고, 신물이 나기도 했다.
그 배신에 아미르 자신도 평생을 괴로워하며 살았지만 그래도 그는 "그렇게 살아갔다".
마지막 순간에 하산에 대한 아버지 바바와 아미르 자신의 죄를 씻고 편한 마음을 갖기 위해
고통과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한다.
피하지 않는 것, 정면으로 바라보고 마주친다는 건 어렵지만 언제나 그런 태도로 살고싶다.
그래도 사람이 평생을 살아온 자신의 삶의 방식을 버리는건 한순간에 되는건 아닌가보다.
아미르는 그 마지막 순간에 하산의 아들인 '소랍'을 또 한 번 상처주고 배신한다.
곧 돌아서서 후회하고 반성하지만...
연을 날리고 연싸움을 하고, 끊어진 연을 쫓아가며 보냈던 그 기억과 풍습은
벌어진 아미르와 소랍을 화해시킬 가능성이 있는 계기로 등장하고 소설은 끝난다.
아프가니스탄의 역사가 소설에 녹아있고 그들의 문화, 풍습, 삶이 보이는것 같다.
여행금지지역이겠지만 아프가니스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삶이 무너지고, 집이 폐허가 됐지만 변하지 않았다는 그 '케밥'의 맛을 보고 싶다.
파랗고 빨간 연이 날아다니는 새파란 하늘을 올려다보고 싶다.
출생과 종교에 따른 차별이 없는 새로운 세상을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