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 한 번 잘했다~대정오일장-초콜릿박물관-황금륭버거
태풍으로 얻은 나의 스트레스는 오늘 오후의 우연한 구경으로 날렸다.
오늘은 대정오일장이다. 처음엔 거기만 갔다오려고 했다.
후배네 가족과 우리집 방안의 물을 닦아내고는 훌쩍 대정오일장으로 갔다.
지난번에 한번 대정오일장 갔었는데 그때보다는 장이 작다.
대정오일시장은 모슬포항 바로 옆이다. 오일장설때만 열리는 곳이다.
종자를 파는 곳에서 울타리, 콜라비, 근대, 돌삿갓을 샀다.
장마가 끝나면 내 텃밭에 뿌릴 애들이다.
지난번 모종을 샀던 곳에 가니 아직 모종을 판다.
내년에는 이 토종호박을 심어보려고 한다.
오일장에는 옷가게들도 많다. 특히 예전 추억의 엄마들패션도 한몫한다.
여름이라 하늘거리는 원피스나 편하게 입는 옷들이 많다.
그릇가게들도 입구에 몇 개 있다.
부엌에서 사용하는 것들은 대부분 다 판다. 다양한 찻잔들이 박스에 가득이다.
여름상품인 죽부인과 밀짚모자도 이맘때 빠질 수 없는 것들이다.
자잘하게 생활에 필요한 잡동사니들을 모아 파는 곳들도 있다.
요즘은 바퀴벌레약과 얼굴무장하듯 쓰는 마스크도 판다.
어릴때는 많이 먹을수 없었던 (나름)고급 과자들과 젤리는 오일장에서 만날 수 있다.
초코가 박힌 과자도 새롭게 보인다.
일모자도 참 많이 예뻐졌다.
그냥 햇빛을 막고 바람만 잘통하면 되는게 아니라 모양도 예쁜걸 선호하나보다.
나도 이 일모자 앞에서 한참 서성거렸다. 결국 어떤 것도 못사고 왔지만...
한쪽 가게에서는 오래된 동전지갑을 만날 수 있었다.
아직 이 지갑을 쓰는 사람이 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래된 것이다.
어른들은 시장구경을 신나게 하는데 같이 간 후배의 아들은 냄새난다며 코를막는다.
그러더니 장난감파는 가게앞에서 신이 났다.
이 로봇장난감에 대해 열심히 나에게 설명하지만 난...뭔 소린지 모르겠다.
그래서 내가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서라고 했더니 쓱~웃는다.
지나가려는데 이 로봇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내가 "그래 사진찍어줄께, 서봐~" 하니 냉큼 사진이 잘나오게 로봇과 키를 맞춘다.
하루종일 쫑알대며 입이 아프지않을까 싶을정도였지만...귀엽다 ^^
로봇까지 보고 아이도 시장을 좋아하는듯 하니 이제 먹어야겠다.
장구경의 빠질 수 없는 묘미가 먹는거다.
몇 개의 가게가 비슷한 품목을 판다. 그 중 가장 큰 곳에서 먹었다.
내가 좋아하는 도너츠다. 팥도너츠와 꽈배기. 난 팥도너츠가 좋다~~아 맛있어~~
그리고 튀김과 야채고로케다.
다른빵은 2개 천원이지만 야채고로케는 한 개 천원이다.
그곳에서 떡볶이, 순대, 튀김으로 같이 간 우리4명의 배를 채웠다.
이제 가자며 오일장을 빠져나오다가
후배네는 칼 가는 돌을 구입했고
나는 텃밭을 고를때 필요한 쇠갈퀴를 하나 샀다.
이건 바다에서 성게를 잡거나 전복을 딸때 사용하는 거다.
밭일할 때 사용하는 것과 모양은 비슷하지만 더 뾰족하다.
이렇게 오일장 구경은 끝나고 집으로 향했다.
그러나 집으로 그냥 가기 섭섭하여 근처에 있는 초콜릿박물관에 들렀다.
입구에 서 있는 카카오신과 박물관을 알리는 간판이다.
들어서면 잔듸가 자라 깔려있고 군데군데 자리도 마련돼있다.
표를 사면 어른들에게는 원두커피를 한잔씩 주고 애들에게는 초콜릿을 준다.
그 커피를 들고 자리에 앉아 마시다가 박물관에 들어갔다.
원두커피는 연하다. 독하지 않아서 좋았다. 입장권은 어른은 4천원이다.
제주도민할인은 없다고 하여 아쉬웠다.
박물관은 개인이 만든 것이어서 만든사람의 취향이 있다.
중앙문으로 들어서서 왼쪽끝으로 가면 크리스마스방이 있다.
1년 내내 크리스마스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든 방이다.
그 방 옆에는 수집품을 모아놓은 곳이 있다.
그곳에는 수많은 인형, 조각상이 있었는데 이 조각의 인상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다시 오른쪽 방들로 가면 초콜릿을 만들고 있는 곳을 지나치게 된다.
들어갈수는 없지만 만드는 과정을 유리로 볼수는 있다.
그 곳 유리앞에 이 아저씨 인형이 초콜릿을 들고있다. 너무 맛있어보여서 먹고싶다.
그 옆에는 이 아줌마 인형이 들고있다.
먹고싶다는 욕구는 한껏 일으켜놓고는 그 옆 공간에서 초콜릿을 팔고있다.
수제품이라 좀 비싸긴 했지만 맛보기로 먹어본 초콜릿은 진짜 맛있었다.
초콜릿을 사지 못한 아쉬움을 가지고 이제 진짜 집으로 가자면 차를 탔다.
가다보니 도로에 흰 개가 앉아서 버티고 있다.
처음엔 그 옆에 한 마리 개가 더 있어서 착각하고 119에 신고까지 했다.
옆에 있는 개가 죽어서 흰 개가 지키고 있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
신고하면서 위치를 정확히 말하기 위해 다시 돌아와보니 옆개가 멀쩡히 일어나 간다...
오히려 흰 개가 차가 바로 앞까지 가는데도 일어서지 않는다.
신고를 접수받은 곳에서 확인하겠다고 한다.
황당해하며 다시 집으로 가는데 눈 앞에 표지판이 하나 들어온다.
제주도에 엄청 큰 햄버거를 판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 집 이름이다.
언제 또 여기를 일부러 오겠냐면서 가던 길을 돌려서 가게로 들어갔다.
생각보다 가게는 크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은 가게에 빈틈없이 새겨진 낙서로 알수 있었다.
그 수많은 낙서 중 삼성 이건희에 대한 요구를 남긴 사람도 있다~
우린 황금륭빅버거를 시켰다. 1만7천원짜리다.
햄버거 바로 위에 나의 손을 놓아보니 얼마나 햄버거가 큰지 알겠다.
햄버거 속도 꽉 차 있다. 2조각을 먹으면 배가 빵빵하다.
대신 햄버거가 좀 달다. 그래도 맛은 있다.
공짜로 주는 허브티도 마실만 하다. 오늘 저녁은 이것으로 때웠다.
얼마나 큰 지 낙서에도 적혀있다. 입을 포기하고 먹으라는...
한 입에 쏙 들어가지 않아서 두 손으로 잡고 좀 눌러서 입으로 넣어야한다.
그것도 재미다~
내가 햄버거 들고있는 모습을 후배 아들이 찍어줬다.
태풍피해를 언제 입었는지 기억나지 않을만큼 이때만큼은 즐겁고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