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일상

새로운 남친 소개하는 모슬이

제주돌담 2014. 12. 28. 13:06

 

어제...날이 따스했다. 봄같은 날이었다.

커피 한잔 들고 마당에 나와 햇살쪼이기를 하는데, 냥이들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모습을 드러냈다.

 

항상 이 칸막이 이상 잘 나오지 않는 모슬이다.

얘는 나를 항상 뚫어지게 바라보는 느낌이다. 근데 그게 나쁜게 아니라 '눈맞추기' 하는 거 같다. ㅎㅎ

 

내 텃밭에서 놀다가 잽싸게 도망쳐서 안쓰는 기름통뒤에 숨은 모슬이의 애기다. 이름은 빈디.

모슬이보다 눈에 더 가깝게 큰 점처럼 까만 털이 나있다.

그래서 빈디. 인도에서 이마에 붙이는 그거다.

 

오늘의 새로운 남친은 노란얼룩이 '대정'이다.

지난 번 옆집 냥이와 비슷한 털색깔을 가지고 있다. 난 그 애인가 잠시 착각도 했었다.

그러나...그 냥이는 내가 묻어줬으니.

 

얘도 나를 빤히 본다. "나 어때" 하듯이.

 

그러더니 슬그머니 모슬이한테로 다가간다. 모슬이는 내게 빨리 어떤지 말라고 하는 눈길이다.

 

이런...대정이가 발라당을 한다. 내게 잘보이고 싶은걸까, 날씨가 너무 좋아서 난리인걸까.

난 그냥 내게 잘 보이고 싶은거라고 혼자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모슬이에게 말해줬다.

"니들 잘 어울려. 오래오래 빈디 잘 키우고 어디 가서 쥐약먹지말고 살아"

2014년 거리에서 살아남느라 고생한 이 애들에게 2015년은 죽음의 공포가 좀 덜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