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옹기 하나 갖고파~
햇빛이 나한테 집에서 나가라고 말하는 날.
녹슬어서 페달을 밟으면
삐걱삐걱 소리나는 자전거를 타고 나섰다.
어디로 가나...
무릉리로 방향을 잡았다.
무릉리까지는 도로가 잘 뚫려있다.
길이 심하게 오르락 내리락하지도 않는다.
출발할때보니 밭에만 안개가 흐르고 있다.
사진으로는 잘 안보이나??
땅에 깔려서 흐르는 안개~ 오~~신기해.
조금 가다보니 신도리 도요지가 나왔다.
예전에 제주도기를 만들던 터다. 유약을 바르지 않고, 돌로 만들었던 도기.
그러나 그 도요지에 지금은 풀만 무성하다.
입구조차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 정도다.
다시 자전거에 올라타서 가다보니 왼쪽으로 돌안내판이 나왔다.
왠지 저쪽으로 들어가보고 싶어졌다.
이 동네에는 항아리 4개로 만든 팻말이 모든 집마다 있다.
집주소와 사람 이름이 적힌 명패다.
제일 작은 윗 항아리에는 모두 '로즈마리'가 담겨있다.
명패보면서 신기해하는 사이 제주옹기마을 안내판이다.
안내판을 보고 조금만 더 가니 도로공사중.
그 왼쪽을 보니 항아리가 잔뜩있다. 제대로 찾았다.
제주옹기마을은 체험도 할 수 있게 해놨다.
이 항아리들은 주로 효소담는 분들이 많이 사간다고 한다.
효소를 담거나 된장을 담는 항아리는 오래 구워서 색깔이 검다고 한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작고, 큰 여러 그릇이 있다.
이 그릇을 본 순간 여기에 막 담은 김치를 넣으면 참 맛나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나오는데 입구가 찌그러진 항아리도 있다.
여기는 모두 손으로 만들어서 같은게 없다고 한다.
그리고 제주옹기의 특징으로 유약을 바르지 않는다고 한다.
요 앞에 있는 뚜껑과 아래 항아리가 질감도, 모양도 다른 이게 맘에 들었다.
큰 항아리에 어울리지 않게 작은 세개의 손잡이를 달아놨다.
조금 삐뚫어지고 찌그러지고 투박한 맛이 느껴지는게 더 좋다.
언젠가 제주옹기를 사서 효소도 담고, 된장도 담아보는 날이 오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