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따라비오름은 자동차를 몰고 다녀왔었다.
날씨가 계속 흐리다가 하루 쨍했던, 지난 3월2일. 버스타고 따라비오름을 다녀왔다.
결론은...버스타고 갈 일이 아니라는 말씀.
일주버스를 타고 가서 다시 읍면순환을 갈아타서 가시리에 내렸다. 서귀-가시-표선을 오가는 버스다.
서귀포 시외버스정류장에서 1시간 걸려서 도착했다.
내려서 동네길을 걸어 따라비오름 안내판을 찾아 걸어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길이 흙길이면 좋았을텐데 시멘트길이다.
차로 다닐때는 몰랐는데 걸어오니 영 맘에 들지 않는다. 게다가 이 길이 갑마장길이란다.
왜 요즘 제주도의 갈만한 길은 죄다 시멘트를 발라버리는 지 알수가 없다. 점점 가기가 싫어진다...
그래도 하늘은 멋지다. 구름 하나 없다. 하늘에 궤적을 남기는 비행기꼬리를 보니 또 떠나고 싶어진다.
멀리 따라비오름이 보인다. 오름의 여왕이라는 따라비오름도 소나무재선충을 피해갈 수 없나보다.
초록과 황토빛이 서로 영토잡아먹기 하는 모습이다. 안타깝다.
작년에도 이런 모습은 아니었는데...
멀리 한라산이 보인다. 아직은 눈이 다 녹지 않았다.
저 눈을 내가 밟아볼 날이 있을까 싶다.
따라비오름을 올랐다. 긴 능선을 따라 오르면 시원한 바람이 맞아준다. 시야도 확 틔인게 좋다.
능선을 따라 한 바퀴 돌면서 눈을 이리 저리 굴려본다.
올 때마다 비슷한 듯 다른 풍광이다.
따라비오름은 바깥 능선을 따라 돌 수도 있고, 가운데를 가로질러 갈 수도 있다.
바깥 능선은 주변 풍광을 다 볼 수 있어서 좋은 반면에 무척이나 가파르다. 게걸음으로 가야한다.
안쪽 길은 가을에 멋진 억새속을 거닐 수 있는 길이다.
나오는 길에 멋지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말들을 봤다.
사진을 찍으려는 데 죄다 엉덩이만 보인다. 우이씨...
졸면서 버스타고 오다보니 길 옆으로 하염없이 떨어진 동백꽃이 보인다.
떨어져서도 화려하다. 너무 멋졌다.
나도 나중에 바닥을 보이게 되더라도 저렇게 멋졌으면 좋겠다는 허튼 생각도 해봤다.
오름을 갈 때는 가능한 차량을 가지고 가는게 좋다는 생각을 오늘도 하게 됐다.
고생했지만 멋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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