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보건소 맞은편에 낮은 오름이 하나 있다.
2012년 1월을 맞이하기 전. 마지막으로 찾은 오름이다.
왼쪽에는 집, 오른쪽에는 밭이 있고 오름을 알리는 산책길 안내판과 비석이 있다.
돌에는 이 오름에 송당본향당이 있음을 알려주고 있고 나무판에는 산책길 안내가 되어 있다.
오름로를 들어가면 동백나무들이 좌우로 있다. 몇 개의 꽃송이가 피어있고 이미 져있다.
동백나무의 잎은 윤기가 흐른다.
당오름은 송당본향당이 여기에 있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본향당 안내글이다. 당오름산책로를 나오는 길에 본향당을 들를 수 있다.
당오름에는 1.3킬로가 조금 넘는 산책로가 만들어져있다. 평탄한 숲길이 이어져있다.
삼나무가 많고 비자나무, 소나무도 간간이 보이고 그외 여러 나무들이 있다.
조금만 가면 오른쪽 숲으로 들어가는 나무판이 나온다. 난 여기서 앞으로 갔다.
오른쪽으로 들어가는 길이 지름길이고 앞으로 곧장 가는 길이 원래의 길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오른쪽 숲길로는 산책로를 조성할때마다 빠지지 않는 고무판이 있었는데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앞으로~앞으로~가니까 길이 다시 나뉘어 삼거리다. 잠시 고민.
왼쪽을 보니 끝이 보이지 않는 흙길. 그러나 산책로의 방향상 이쪽은 아닌것 같았다.
오른쪽을 보니 삼나무가 길 양쪽에 서있다.
산책로 방향상 오른쪽이긴 한데 그러기엔 산책로가 너무 짧은것 같았다.
앞을 보니 숲길이 또 있다. 그래!!여기다. 이 길로 가자~
바닥을 보니 차가 지나간 흔적도 있다. 공사차량이거나 농사차량이었을거다.
근데 앞으로~~하다보니 왼쪽에 밭이 보이고 멀리 또 다른 오름이 보이고 또 다른 곳으로 가는 길 같다.
다시 돌아서서 나왔다.
고민했던 삼거리에 서서 산책로 방향이라고 생각한 그 오른쪽 길로 갔다.
아쉽지만 산책로가 짧은가보다고 생각하고...
근데 또 길이 왼쪽 오른쪽으로 나뉜다. 역시 산책로 방향으로는 오른쪽이 맞다.
왼쪽을 보니 길이 좀 질퍽하다.
오른쪽을 보니 나무가 호위하듯이 서 있고 햇살도 좋다. 여기로 가야겠다 go go
근데 오른쪽으로 가니 바로 앞에 포장된 길이 나온다. 여긴 아닌가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시 왼쪽으로 갔더니 이젠 넓은 들판이 나온다. 엥?? 여기도 아닌데...싶다. 그 뒤에 어쨌냐고?
다시 돌아서 숲 길로 들어가는 나무판이 있고, 안내판이 있던 곳까지 갔다. ㅋㅋ
가는 길에 보니 벌목을 했다. 한 줄로~~여기서 엉덩이가 뽀얀 큰 노루를 봤다.
나 때문에 놀랬나 보다. 허둥지둥 도망간다. 미안~~
이끼가 참 이쁘게 덮인 나무밑둥도 봤다. 색이 곱다.
다행히 숲으로 들어가는 나무판자가 있던 그 곳까지 멀지는 않다.
그 길을 들어가서 좀만 가면 나가는 길이다. 여기저기 쳐다보니..이런~ 에이씨~거참~소리가 나왔다.
왜냐하면 숲길로 들어가는 길을 가기전 오른쪽 방향으로 계속 갔던 그 길과 이어진다.
역시 일찍 포기하면 안된다. 끝까지 가보고 아닌 것을 확인한 다음에 다른 선택을 해도 되는데...
숲이 내게 가르쳐주려고 했나보다. 미리 포기하지 말라고.
이길 때까지 싸우면 이길 수 있다는 걸 다시 확인시켜주는 거다.
길은 또 헤매봐야 제대로 알게 된다. 겨울이지만 새로운 생명을 품고 있는 삼나무도 만났다.
삼나무 수꽃이다. 암꽃은 하나씩 따로 핀다.
멀리 용눈이 오름이 보인다.
아무도 없는 길에서 혼자 몸인사를 했다.
한 손은 사진을 찍고 있느라 반쪽 하트, 모든일이 잘 될거라는 o 표시다. ㅎㅎ
그리고 힘차게 살자 싶어서 번쩍 손과 발을 들고 나섰다~~
돌아서 내려오는 길에 가지만 남은 겨울나무도 만났다.
길의 끝 쯤에 송당본향당이 있다.
당에는 꼭 크고 오래된 나무가 있다.
오름을 들어서면서 만날 수 있었던 동백이 본향당 입구에도 있다.
30여분이면 천천히 돌면서 볼 수 있는 곳이라 가볍게 다녀올 수 있다.
물론 나처럼 호기심갖고 여기저기 돌아보거나 엉뚱한 생각으로 다른 길로 가지 않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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