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식구가 생겼다. 대정이가 새끼를 낳은 것은 알았지만 잘 데려오지 않더니 언제부턴가 낮엔 여기서 산다.
세 마리다.
그런데 하나같이 어미의 노란빛을 물려받지 않았다. 분명히 아빠냥이가 흰색과 까만색으로 옷을 입었으리라.
얘는 그랑이다. 눈이 유난이 땡그랗다. 나를 그렇게 쳐다본다.
제일 먹성이 좋다. 겁도 제일 없다.
항상 이렇게 지 엄마 밥그릇에 머리를 디밀지 못하고 빈디삼촌의 밥그릇에 머리를 디민다.
그리고는 항상, 언제나, 변함없이 빈디를 몰아내고 온몸으로 밥을 차지한다.
나머지 두 마리.
뒤에 서 있는 아이가 세모. 눈과 코사이가 세모모양으로 하얀털이 나 있다.
잘 먹는데도 많이 야위었고 아직 걷는 게 서툴다. 어디 아픈건 아닌가 싶다.
앉아있는 아이가 코점이다. 다른 애들과 달리 코잔등 왼쪽 끝에 점이 있다. 지 엄마와 같다.
길냥이지만 길냥이가 아닌듯, 그러나 길냥이의 기질을 그대로 가지고 생활하고 있는
우리집 길냥이들.
아직 이 아이들을 한번도 만져보지도 못했지만 쳐다보는 것만으로 즐겁다.
내가 키우지 않는 한 계속 길냥이로 살겠지만, 내가 키우는 게 더 행복하다는 보장이 없기에
그냥 길냥이와 길냥이를 사랑하는 사람의 관계로 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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