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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일상

오늘의 멋진 세 끼

 

 

먹는건 즐겁다.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즐거움이 배가되기도 하지만

어디서 먹느냐,

누구와 먹느냐에 따라

그 순간의 맛과 느낌이 다르다.

 

오늘은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디서, 누구와 함께 했느냐가

내 밥상을 좌우했던 날이다.

 

아침은...바다와 함께 먹었고

점심은...동네어르신들과 나눴고

저녁은...저물어가는 하늘빛과 같이 했다.

 

바다를 보며 바위에 앉아서 아침을 먹었다.

그늘이 져서 시원한 곳이다.

 

하늘도 바다도 푸르러서 내 마음도 맑아진다.

아주 천천히 한 시간동안 들고나간 먹을거리를 즐겼다.

 

어제 저녁부터 아침까지 주변 어르신들이 주신것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딸이 사왔다는 새콤한 자두, 껍질을 살짝 벗겨먹는 마~알~랑한 복숭아,

탱글하면서도 잘 익은 바나나, 찐 고구마, 물외까지.

감사한 마음과 시원한 풍경이 맛을 더해주었다.

 

동네 어르신들이 모이는 날, 점심 준비하러 가니 신발이 많다.

오늘은 27명이나 모이셨다. 일이 없는 날이고 너무 더워서이다.

 

오늘도 음식을 시켜먹었다. 덩달아 나도 또 콩국수를 먹게 됐다.

한그릇 뚝딱 해치우고 어르신들 좋아하는 커피 타 드렸다.

같이 먹는 밥은 뭘 먹어도 혼자보다는 맛있다.

 

저녁 해가 바다로 마지막 빛을 뿌리고 있다.

 

배들도 이제 포구로 들어가는 때, 오늘 보낸 하루를 감사하며 저녁을 먹었다.

오일장에서 현정언니가 사준 떡과 과일을 들고 나가서 먹었다.

한진중공업 동지들을 만나러 간 3차 희망버스가 부산에 도착했겠다는 생각을 하며...

함께 하지 못하는 미안함과 투쟁하는 동지들의 무사함을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