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5.(금)
사이토 미에 지음/김영현 옮김/다다서재
죽고 싶은 몸과 마음의 흔적을 찾아서.
왜 이 책을 나는 선택했고 읽자고 했을까를 많이 생각하고 후회했다. 얇은 책인데도 쭉 이어서 읽을 수가 없고 계속 책을 덮고 쉬면서 감정을 눌러야 했다. 책 읽는게 힘들었다. 공감되지 않아서 힘들었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느라 지쳤고, 나중엔 왜 이렇게까지 내가 노력해야 하냐는 생각과 감정적으로 거부감을 느끼는 내가 문제인거 같은 생각마저 들었다.
저자는 여러 질병과 증상, 경험들, 사회적 인식 등 때문에 자신을 숨기고 누르고 움츠러들어 살면서도 '일반인의 삶'이라는 모습을 가지려고 무던히 몸부림쳐왔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자신 스스로 자기를 마주하고 고통을 들여다보고, 나를 위한 시간과 과정을 중심에 놓음으로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자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알기 위해 일부러 먹고 토했고, 자기몸의 경계를 무리하게 살을 빼면서 인지함을 통해 자신이 존재하고 있음에 안정감을 얻었고, 몸만 나누는 타자와의 섹스를 통해 지루함과 고통을 느끼면서도 고통스런 자신의 존재를 확인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정원에 묻어 놓고 '스스로 감추고 죽인 자기'를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이제는 파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여러 번의 자살 중 병원에 강제입원했던 자신의 경험을 시작으로 하여 자세히 전하고 있다. 자신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한다. 자신에게 상처준 부모, 남편, 가해자 등이 진정으로 자신에게 사과와 용서를 빌지 않았음이 저자에겐 현재 시점으로는 아주 중요한 거 같았다. 용서해야 할 사람이 받고싶은 사과에는 시간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죽고싶다'가 자신을 찾아오는 것은 실제로는 자신이 너무나 살고싶어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이제 알게 됐다고 한다. 존재하지 못하는 '자신'을 끊임없이 느끼고 노력하며 다른 이들의 요구와 기대에 맞춰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자신도 사랑받았고 애정받았음을 뒤늦게 확인하고 느꼈다고도 한다. 그래서 자신도 주변사람도 용서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책은 1부, 2부 같은 구조로 이뤄져있는데, 1부는 수필 같은 느낌이라면 2부는 편집의 분위기처럼 암울한 마음속 깊은 검은 이야기를 쏟아놓은 감춰둔 일기장 느낌이었다. 보통은 옮긴이의 말이 있어서 책을 다른 방식으로도 읽고 담아볼 수 있는데 이 책은 옮긴이의 말도 없었다. 출판사에라도 이 책을 출판한 이유를 물어보고 싶다.
가장 사적인 것이 공적인 것이 될 수 있는지를 느낄 수 있다는데...내가 인권 감성이 없는건지. 어떤 지점들에서는 너무 자기 중심적이라는 느낌마저 들었다. 철저히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에게 찾아오는 '죽고싶다'를 멀리하는데는 도움이 되었을거 같은데, 책에 등장하는 부모, 남편, 아이들은 어떠한지 등도 궁금했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다른 이와의 관계가 있어서 발생하는 일들이고, 그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생기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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