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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2026-12]너의 유토피아

by 제주돌담 2026. 6. 14.

2026.6.14.일. 파란 하늘 쨍쨍한 해 쏟아지는 비
정보라/래빗홀

결론이 예상이 될만한 진행인데 진짜 끝은 다른 짧은 소설들의 모음. 인간이 지금의 인간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환경 변화, 사회 변화속의 여러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이라 현실이 배경이 아닌데 현실적 배경이 느껴진다.

‘영생불사연구소’는 진짜 찌질하고 한심한 기업의 운영과 자리지키기라고 생각했는데 진짜로 영생의 존재라니… 모두가 변해갈때 변하지 못하는 자들의 고통이 읽혔다. 그들만의 세계에 갇혀있어야 한다는. 그게 축복일까. 왜 인간은 더 오래 살고싶어하는지 진짜 잘 생각해봐야 한다.

‘너의 유토피아’를 묻는 314와 숫자로 답하는 이동하는 목적의 기계인 나. 314의 본래 용도와 명칭은 알지 못한다고 하는데 3.14(파이)가 생각닜다.
기계, 로봇이 가진 원칙이자 운영원리를 위해 끊임없이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 외에도 나는 독립적이길 원하고 소리없이 꺼져버린 314를 지켜주고싶고 애도하고 싶어 한다. 살아남기 위해 목적도 없이 덩치만 키워온 괴물을 피해 달아나는 불안함 속에서도 움직이는존재로 마지막까지 존재하고자 한다.
오래 사는 것보다 살면서 뭘 할지, 어떻게 해야힐지가 고민되는 삶이다…

전염병이 무서운세상이라 탄생한걸까. ‘여행의 끝’이라는 소설은 전염병으로 서로가 티고 내지 않은채 감염되고 상대를 먹어치우는 세상을 그렸다. 인간을 우주로 내보내 대안을 찾아오거나 전염병으로부터 격리하고자 하나 우주선에도 전염병은 퍼졌고 그녀석과 나만 겨우 살아남는다. 모든 것이 사라진 지구에 다시 돌아온 나와 그녀석. 나는 그녀석을 마저 먹기로 했다… 섬뜩.

외계인인 부인의 목숨 건 ‘아주 보통의 결혼’, 혐오가 사람을 죽이는 시대에 내가 생각하고 바라는 모습으로 온 ‘그녀를 만나다’, 아버지의 폭력으로 온가족이 죽은 후 환각속에서라도 기억하고 추억하고 싶어한 여성의 삶을 담은 ‘Maria,Gratia Plena’

내게 다른 소설에 비해 더 강한 공감의 느낌으로 남은 건 ’One More Kiss, Dear’ ‘씨앗‘ 이다.

노래를 틀어줄 뿐 아니라 나의 모든 정보를 가진 아파트, 그것을 거부하는 5305호의 할머니. 엘베5호는 그녀의 촉감을 느끼고 그녀를 위해 어렵게 그녀가 감춰둔 정보도 뒤져서 노래를 찾아 틀어준다. 이 노래는 그녀는 고통이었고(그림움이 기반하든 뭐든) 우연하게 사고로 이어지고 사망한다. 엘베5는 그녀는 조용히 기억하고 애도하는데…
내가 격하게 공감한 건 내 정보를 쓰지말라고 하는 5305호의 할머니와 가족들이다. 내가 공유하고 싶지 않은데 왜…내가 감춘 나의 정보로 나를 위로한다며(진심이라 할지라도) 내가 거부하는 행위를 하는 건 폭력이다. 난 엘베5가 싫다. 아파트가 싫다. 나와 아파트가 연결되는게 당연한 그게 싫다.
엘베5가 틀어주는 노래가 제목이고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ost이기도 하다.

씨앗은 기발하다. 인간과 합체된 식물. 생명공학 인간과 기업이윤을 위해 지구의 모든 자연을 자기들 마음대로 하는 독점기업에 맞선다. 자연의 힘으로.
이미 씨앗이 없어서 한번만 재배되는 식물들이 많디. 세계적 독점농업기업의 유전자조작은 생산량은 높이지만 미래를 위한 존재는 남기지 않는다. 씨앗이 없고 1회 발회로 끝이다.
그런 세상에 맞서 인간식물과 인간나무들은 씨앗을 퍼뜨리기로 한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이 소설집은 단편을 모아두었다. 모두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으로, 인간답게, 왜, 어떻게, 살고 관계맺고 애도하고 지향해야 하는지를 각각 담고 있다. 책장이 금방금방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