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11. 화
김훈/문학동네
섬세하고 세밀하면서도 담담한 글이었다.
안중근이 고향을 떠나 독립운동을 하며 이토 히로부미를 쏘게 된 과정, 재판받는 과정까지 담겨있다.
안중근이 별 다른 설명없이 이토를 죽이자는 제안을 할 수 있었던 '우덕순'
일제가 자신들의 민주성을 국제적으로 알리기 위해 취조하고 재판하는 과정을 거치는 중, 민중의 정치성을 인정할 수 없었다는 설명은 그들의 두려움으로 느껴졌다.
안중근과 결혼하고 부부였던 것은 맞는데, 같이 살았다고 말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는 부인 김아려.
그녀가 감당해가야 했던 삶은 어떠했을까.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와 안중근의 형제 안공근, 안정근은 안중근의 길을 이해했고 함께 했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안중근과 김아려의 자녀들은 왜 이토의 죽음에 대해 사과하고 화해하려 했을까...
이해되지 않았다.
의병활동을 위해 여러 목숨들이 나섰지만, 일부 양반들은 지켜야 할 예절과 도리를 우선하여 일을 그르치고 목숨마저 잃었던 상황을 보면 관습, 가치관이 참 힘이 쎄다는 생각도 들었다.
안중근이 천주교도 인 것은 알았지만 천주교가 이 죽음에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 나는 모르고 있었다. 내 관심사가 아니었나보다. 박해받던 천주교인들이 기꺼이 목숨으로 그 종교를 지켜갔던 것에 비해 안중근의 정치적 행위에 당시 서울대교구장이었던 신부님은 종교가 살아남을 자리를 먼저 생각하고 있었다. 살인이라는 형식적 행위를 이유로 안중근을 외면했던 뮈텔 신부... 나중에야 김수환 추기경이 그 당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이었던 뮈텔 신부의 행위에 대해 사과를 했다고 한다.
이토 히로부미를 기리는 의미로 만들어졌다는 서울 중구 장충단공원쪽 '박문사'라는 사찰이 있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아직 안중근은 대한민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러나저...그가 바랐던 독립은 진정으로 온 것일까...
P57. 이인영은 서울을 회복하려고 동대문 밖에 병력을 집결시켰다. 이때 부친의 별세를 알리는 부고가 도착했다. 이인영은 상을 치르려고 문경으로 내려갔다. 부하들이 울면서 매달렸으나 붙잡지 못했다.
P211. 우덕순이 자백한 살해의 동기는 사감이 아니라 정치적인 것이었지만, 미조부치는 그 정치성을 인정할 수 없었다. 미조부치가 우덕순의 정치성을 인정할 수 없는 배경은 자신의 논리성이라기보다는 정치성이라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었지만, 미조부치는 자신의 정치성을 부정했다.
P185. 총으로 쏘아 죽이는 방식으로 증오를 표출한 천주교인의 죄악에 뮈텔은 상심했다. 백년이 넘는 박해의 세월을 견디면서 죽음에 죽음을 잇대는 순교의 피 위에 세속의 거점을 겨우 확보한 조선 교회가 또 다시 세속권력과 충돌한다면 교회의 틀이 위태로워 질 것을 뮈텔은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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