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02.일
필 존스, 김고명/롤러코스터
플랫폼노동, 플랫폼 자본주의에 대한 책들이 쏟아져나온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온라인공간을 주 작업공간으로 삼으면서 노동계약도, 임금도, 노동시간도, 노동강도도, 노사관계도 무엇하나 확정적이지 않은 노동이 만들어내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
노동은 존재하나, 초초단시간으로 취업과 실업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한 조건에서 일을 하는 존재가 있을 뿐 그들을 노동자라고 부르지 않게 되는 상황.
작업은 진행되나, 고용계약도 작업공정에 대한 이해도 없이 파편적으로 주어지는 작업만 경쟁적으로 해야 하는 미세노동의 과정.
일에 대한 성과로 주어지는 수당은 있으나, 임금이라고 하기엔 안정적이지 않고 현물로 주어지기도 하며, 성과의 측정은 작업을 주는 자본의 일방적 행위일 뿐이다.
프리랜서 노동이라고 하면서 자율성을 강조하지만, 실질적 자유는 없고 책임만 주어지며 노동의 권리는 앗아가는 것과 동일하다.
그래서 어쩌자고? 체제를 바꿔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기 위해 조직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더 광범위한 의제로 묶을 수 있어야 하고 기존노조는 작업장과 취업을 기반으로 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P.10,11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킨 알고리즘들이 우리의 신체와 공간과 사회를 칭칭 감고서 마치 생각하는 기계처럼 작동하고 있으니, 컴퓨터가 만들어 낸 지능이 흡사 공기처럼 의식하지도 못할 만큼 당연하게 취급된다.
P.11 생명과 삶을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가 나날이 교환의 대상으로 변해간다.
P.14 노동자들은 의뢰받은 작업을 수행하는 짧은 시간동안만 고용되기 때문에 끊임없이 취업과 실업상태를 오가면서 하루동안 많으면 수십, 수백 개 회사를 위해 일하기도 한다. 고용상태의 변동성을...유연성이라고 미화한다. 직업 안정성이나 임금보다 독립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세대, 노동자를 위한 노동계약이라고 하지만...
P.20, 21 플랫폼은 노동을 외주화함으로써 노동자의 존재를 장부에서 지우고...인공지능은 데이터 노동없이는 성립할 수 없다... 데이터라는 비가시적으로 불가해한 성분이 하드웨어와 마찬가지로 인간 노동의 산물이라고 인식하지 못한다. 그래서 인간의 손과 정신이 만들어낸 것을 영리한 기계의 작품으로 착각한다.
P.76 AI가 만드는 것은 완전히 자동화된 시스템이 아니라 어떤 직업을 부분적으로 자동화하고 특정한 작업을 불특정다수에게 외주화하는 시스템이다.
P.77 미세노동사이트를 통해 저숙련서비스노동과 자동화 시스템이 더욱 긴밀히 공조하게 된다.
P79 알고리즘은 애플이나 메커니컬터크의 노동자군단이 정제한 데이터로 인간의 감독하에 훈련되지 않으면 파시스트의 발전을 따라 하는 것처럼 예상치 못한 행동을 저지르기도 한다.
P.104,105 미세노동 사이트에는 작업장이 존재하지 않는다. 고용주는 하루에 수십번씩 바뀌고 불투명한 인터페이스 뒤에 숨어서 철저히 익명으로 남기 때문에 노동자는 자신이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조차 알 수 없다...미세노동사이트들은 중개인이라는 지위를 지키기 위해 "중립성"을 가장하며 노동자와 의뢰인 간의 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 편파적 중립성
P.107 마이크로워커스에서는 작업물 승인률(단기 성공률, 결정권은 업체가 가짐)이 75펴센트 미만이면 최장 30일간 일감을 받을 수 없다. 미세노동사이트는 기업에 익명성과 유동성을 부여하고 불합리한 작업시한을 지키지 못한 작업물에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것이 허용된다. 노동자 정보는 모두 공개하며 저항을 봉쇄하고...임금을 비현금성 '보상'으로 지급하며...
P.115 유연성을 유지하려면 먼저 기존의 작업에서 수행되는 업무를 단기작업으로 잘게 쪼개야 한다.
P.119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있는 노조문화가 고정된 직업정체성이 없는 노동자들을 조직화하기에는 역부족
P.122 마이크 데이비스-비공식 노동은 "새로운 분업을 가능케함으로써가 아니라 기존의 노동을 파편화함으로써 따라서 소득을 분할함으로써 일자리를 만드는" 구조다(영구적 예비군)
P.137 기관의 이득을 목적으로 하는 단기 데이터 작업은 그 작업물이 어떤 기술에 사용되고 원청이 어디인지 알 수 있을만한 단서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노동자는 자신이 수행하는 작업으로 누가 무엇을 통해 이득을 보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채 시가전과 문화말살의 도구로 사용되는 기술을 발전시키는데 동원되고 있는 셈이다.
P.141 미세노동사이트가 목표로 하는 것은 노동자들에게 노동과정 전반을 감추는 것 뿐 아니라 노동자들을 서로에게서 감추는 것이기도 하다. 미세노동 사이트에는 노동자들이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프로필을 볼 수 있는 기능이 존재하지 않는다...애초에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존재할 수 없게 하기 위해서다.
P.167 임금이 아니라 잉여, 배제, 비공식으로 특징으로 하는 미세노동 종사자들. 노조는 직업 정체성을 토대로 한다.
P.177 자동차나 석유산업처럼 분업의 사슬이 촘촘히 엮여있는 업계가 아닌 이상...대체로 생산이 아닌 순환을 공격한다.
P.181 우버 기사나 비공식 배달원과 마찬가지로 미세노동자들도 순환의 통증을 점점 강하게 느끼고 있다. 노트북, 휴대폰, 인터넷회선, 전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모두 자기 부담이기 때문이다.
P.188,189 실업자라는 정체성만으로 조성되는 운동은 단일한 집단과 운명을 같이 할 뿐이다. 이는 곧 변덕스러운 노동시장에 운명을 맡기는 것이다.... 실업보단 '포괄적인 정체성'을 근거로 운동을 조직해야만 임금노동으로부터 축출된 사람들을 연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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