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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2023-4] 아버지의 해방일지

by 제주돌담 2023. 4. 16.

2023.02.24. 금.
정지아/창비

읽고나서 한달이나 지나서 책모임을 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핫한 책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는 건 도서관에서 대여할때다.
도서관에 한 권이 아니라 두 세권이 있기도 하고, 그렇지만 몇 곳의 도서관을 뒤졌지만 모두 대출중이면서 예약대출이 걸려있었다. 뭐가 그리 좋을까 싶은 맘도 들긴 했다. 
읽어보니... 재밌다. 책이 술술 넘어간다. 그리고 웬만한 사회적 문제가 될만한 소재는 다 등장한다. 
가끔은 좀 억지다 싶은 면도 있긴 했고,
오지랖을 넘어 저러면 안되지 싶은 장면도 동네니까, 선의의 의도니까 넘어가는 것들도 있었던게 역시나 난 맘에 걸렸다.

저자가 느낀 아버지와 나의 단절의 순간. 그건 저자가 아버지와 성별 차이를 느낀 것인지, 그냥 신체적으로 아버지와 내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된 것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너무나 하나이고 싶은 대상과 내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된 아이의 충격이 더 적절할까? 

죽음 이후 화해하게 된 경우지만, 
사회주의자로 자신의 삶을 걸고 살아온 부모의 모습을 한편으로는 희화화시킨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사회주의자라면 체제를 바꾸겠다고 사는 사람이라면 평생을 긴장하며 이 사회와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을 살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는건가 싶은 반항심도 들게 했다.  

소재가 다른...가족 화해의 책이다.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아주 오래전도 아닌데 연좌제를 겪은 이야기는 나도 조금은 낯설었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에게 사회주의자는, 오죽하면~~~이라는 말로 민중의 편이고자 했던 아버지의 활동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도 궁금하다.  

 

2023. 3. 26. 모임에서 나눈 한줄 평

<아버지의 해방일지>
-아버지, 저에게도 제 인생이 있어요. 
-서글픈 얘기를 신파적이지 않게 가볍게 잘 이끌어 낸 책.
-반동의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나 저자를 위한 힐링소설.
-인간이라는 존재를 좋아하는지 의문을 갖게 했고, 사회주의자로 어떤 모습으로 살지 고민하게 했다.

 

P.32   두고두고 아버지 말이 머릿 속에 맴돌았다. 그날 아버지와 내가 무언가를, 사람살이에 아주 중요할지도 모를 무언가를 놓친 것 같다는 막연한 느낌 때문이었다. 

P.42   그러나 사람이란 누군가의 알 수 없는 사정을 들여다보려 애쓰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아버지는 그렇게 모르쇠로 딴데만 보고 있으면 안되는 것 아닌가. (작은 아버지)

P.44   개인의 불멸이 아닌 역사의 진보가 소멸에 맞설 수 있는 인간의 유일한 무기였다.

P.47   아버지에게는 사상과 사람이 다른 모양이었다.

P.66   내가 외면한 것은 하동댁이 아니라 위대한 혁명가의 외피 속에 감춰져 있을지도 모르는 뻔한 남성의 욕망이었을 것이다. 그때 아버지는 감옥에 있었고 나는 아버지가 정의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위대한 혁명가라고 믿었다. 아니 그렇게 믿어야만 했다. 그래야 감옥에 있는 아버지를 버리지 않을 수 있었다. 

P.68   고통이든 슬픔이든 분노든 잘 참는 사람은 싸우지 않고 그저 견딘다. 견디지 못하는 자들이 들고 일어나 누군가는 쌈꾼이 되고 누군가는 혁명가가 된다. 아버지는 잘 못 참는 사람이다...그런데 얼어죽을 거 같은 고통은, 굶어 죽을 뻔한 고통은, 생사의 고비를 함께 넘은 동료들이 바로 곁에서 죽어가는 고통은 어떻게 견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