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속으로

[2025-4]배달의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

by 제주돌담 2025. 1. 26.

2025. 1. 20. 월
박정훈/ 빨간소금

'라이더가 말하는 한국형 플랫폼 노동'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오래전 틈틈이 보다가 다시 첨부터 보다를 반복하다 이번에야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에 봤다. ㅎ

플랫폼은 버스, 기차 관련해서만 사용하다가 이제 일하는 모든 것에 쓰여지고 있다. 정류장, 정거장이라고 해석되었지만 중개소라고 해석하는 게 더 적합해보인다.
얼마전 비정규직이라고 하지 않고 불안정노동자라고 쓴 것에 대해 누군가는 왜 비정규직이라고 쓰지 않냐고 물었다. 넓은 의미로는 같은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강조점이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비정규직은 정규직을 전제로 하고, 불안정노동은 안정노동을 전제로 한다.

노동을 하지만 노동자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들(프리랜서, 플랫폼노동자, 개인사업자 중 일부, 특수고용의 일부 등)은 비정규직이라고만 표현하기엔 부족하다. 갈수록 노동의 형태는 달라질 것이고 노동이 이뤄지는 방식도 지금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 등장할 수도 있다. 자회사·하청회사의 정규직은 정규직인가? 정규직이라고 안정된 노동인가? 뭐 여튼 그런 생각으로 출발하여 불안정노동이라는 말을 더 사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여전히 비정규직이라는 말로 서로의 뜻을 전달하기는 좀 더 쉬울 수 있는 지금이지만.

나는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는다. 주문 앱을 만든 회사, 앱과 프로그램의 이름, 지역배달대행사와 프로그램사의 관계 등을 이해하는데 첨엔 헷갈렸다. 가능한 앱을 많이 깔지 않으려고 하다보니 회사 이름과 배달앱 이름은 뉴스를 통해서 듣고 통계를 통해 만났지만 주문과 배달이 연계되는 과정과 지역업체와 앱의 권력관계도 첨 알게 됐다. 그런 점은 재미있었다. 특히 배민라이더스가 낸 패널티 공지에는 본인 근무시간에 1분이라도 늦으면 안되고 근무지 이탈도 안되고 2~3건만 하는 무단결근도 안된다. 이건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회사가 지정해주는 근로기준법상의 노동자인데 개인사업자라면 이런 공지를 하는 게 가능했다니.

내가 사는 동네 중국집에는 아직 배달하시는 분이 있다. 시대를 역행하려는 의지는 아니지만 배달한다면 꼭 그런 집을 찾게 된다. 사무실 주변에도 그런 업체가 있어서 시켜먹곤 했다. 그 곳의 좋은 점은 다시 그릇을 찾아가기 때문에 일회용 그릇을 사용하지 않았다.(시켜먹은 지 한참 전이라...^^;;) 사람을 일회용으로 쓰지 않으리라는 생각도 함께 하게 되면서 배달하게 되면 그 가게로 전화를 했더랬다. (오늘 점심은 다시 시켜먹어야 하나? ㅎㅎ)

산재를 당해도 산재보험을 적용받는 경우도 적지만 적용받는다고 해도 치료비만 받고 일을 당장 시작하는 라이더들이 많다고 한다. 산재 승인을 받으려면 적용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사장이 미가입상태라면 확인하는 시간이 걸리고 플랫폼 노동자들은 하루하루 생계비를 벌고 목돈을 모으기 위해 일을 하니 산재를 기다리는 기간을 버틸 수가 없다. 또 휴업급여도 최저임금기준이라 쉬면서 치료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마지막에 마사회 문중원 열사의 이야기를 하면서 마사회의 마주-조교사-기수-마필관리사 구조가 배달 대행 플랫폼과 비슷하다며 비교해놓았는데 그렇게 생각해보지는 못했다.

P19. 인터넷으로 벼룩시장을 검색하면 아직도 꽤 많은 구인 구직 광고가 뜬다. 물론 최강의 구인 구직 플랫폼은 알바몬과 알바천국이다...알바몬과 알바천국은 반드시 입장하지 않으면 안되는 독점적인 정거장으로 변했다. -> 누가 구인 구직하려느냐에 따라 온라인 정거장은 달라진다. 아리셀 중대재해 피해자들은 114114를 많이 사용했다.

P19. 극단적 비정규직. 직장이 아니라 일감이라는 열차가 오면 타고간다. 그때그때 필요한 일을 처리하는 것이 플랫폼 노동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노동자가 너무 불안정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본이 왜 이런 시스템을 원하는가. -> 불안정노동의 일반화를 통해 필요할 때만 일을 시킴으로 합법적으로 자본의 지출을 줄이려는 것

P22. 노동력을 눈에 안 보이는 곳에 대기시켜 놓았다가 내가 필요할 때만 태워서 보내고, 다 쓰고나면 돌려보내는 역할을 하는 곳 플랫폼-정거장이 탄생한 이유다. 이렇게 보면 플랫폼은 결코 노동자를 고용할 수 없다. -> 그래서 노동자성을 고용형태로만 규정하면 안된다.

P39. 플랫폼이 노동력을 그때그때 쓰려면 노동자가 아니어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딜레마가 발생한다.... 사람마다 일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근로자로 쓰고 싶지는 않은데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품질은 일정하게 유지하고 싶은 욕망에서 사장 반 노동자 반의 특수한 노동자가 탄생한다. -> 노동에 대한 통제권을 여전히 가지고 있으니.

P63. 배달 할인 쿠폰을 뿌리는 까닭... 종보 독점을 바탕으로 한 수수료 정책은 플랫폼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P87.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 쉬는 이상적인 플랫폼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한다. -> 아직도 플랫폼노동·프리랜서에 대해 이상적노동으로만 착각하고 있으면 안되는데.

P93. 일하는 사람들에게 보너스를 줘서 주변 사람들을 우버이츠 노동자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서로의 노동을 독려하게 만들면, 우버이츠는 인력을 선발하고 노동을 독려하는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인력관리하는 직원을 뽑지 않아도 될뿐더러 초보 라이더에게 필요한 정보를 추천인 코드를 입력한 사람들이 알려주는 효과도 있다...자발적으로 정보도 일도 하게 된다.

P95. 라이더의 생존에 필요한 조건을 개인사업자라고 불리는 라이더가 아니라 우버이츠가 일방적으로 정한다. 이것은 정보 비대칭을 활용한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를 보여준다. 플랫폼은 중개업자다.

P100. 한국의 경쟁자들은 라이더를 근로기준법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아도 되는 위탁 계약자로 계약하고 실제로는 근로자로 사용하고 있었다. ->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우버이츠도 문제로 했지만 우버이츠는 한건만 배달하면 되고 배차된 것을 라이더가 거절할 수도 있고 배달 단가를 다른 곳보다 높게 책정했고 주문중개와 배달대행을 동시에 했다. 그러나 한국은 이런 배달 생태계를 유지하는 높은 배달료 부담을 거부했고 다른 업체들은 그런 조건을 이용하여 승승장구하게 된다.

P136. (알고리즘은 지도 감독일까?)+ 로그인한 상태, 곧 대기 시간은 노동시간일까? 아닐까? 콜이 언제 뜰지 모르는 긴장 속에서 스마트폰에 눈을 떼지 않고 있는 그 상태는 일한 거일까? 안한 것일까?... 서버다운은 디지털 세계가 일터인 플랫폼 노동자가 겪어야 하는 새로운 디지털 휴업이라고 할 수 있다. -> 서버다운은 회사측의 사정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되는, 즉 회사가 작업공간을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지 않나.

P156. 사장들은 문제를 제기한 노동자에게만 퇴직금을 주거나 부당 해고를 철회했다. 법을 통해 싸우고 이기는 법을 알았지만 삶의 현장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법은 사건을 해결해주지만 삶을 해결해주지는 못했다.

P207. 경제적 종속성 개념을 도입해서, 비록 그 회사에 출근하지 않더라도 그 기업을 위해 일하고 이를 통해 소득을 얻는다면 근로자로 봐야 한다. -> 노동의 종속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