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속으로

[2023-18, 23]행성1,2

2023.11.02.(목) 행성1 / 2023.12.30.(토) 행성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1권만 빌릴 수 있어서 2권 빌려 읽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기존 작품인 <고양이> <문명>을 이어서 나온 고양이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인간이 저지른 일들이 다시 인간에게 돌아와 망가지는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언제나처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 특히 한 장에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나면 뒷 장에서는 관련된 역사적 사실이나 이야기를 달아두었다.

신화부터 시작하여 과거의 모든 지식과 지혜가 상상력의 힘으로 현재에 재해석되고 적용되어 미래를 만들어간다. 과거의 이야기가 과거로만 남지 않는다그래서 등장하는 이들도 이집트여신의 이름을 딴 고양이 바스테트부터 시작하여 피타고라스, 안젤로, 에스메랄다, 샹폴리옹, 부코스키, 나탈리, 로망, 힐러리, 그랜트장군, 실벵, 제시카, 이디스, 티무르, 알 카포네, , 성질 급한 말... 사람, 고양이, , 앵무새, 돼지, 쥐가 같이 등장한다. 아직 지구를 떠나지는 않았으니 지난번 읽은 <잔류 인구>와는 다르지만 다름소통을 강조한다는 측면에서는 맞닿아있다. 이 소설을 쓰면서 들었던 음악이 제일 마지막에 정리되어 있었다. 바스테트는 클래식을 자주 듣길래 나도 들어보고 싶었다. 

인간이 세상을 망가뜨리고 나서 지하에 있던 쥐들이 지상으로 올라와 세상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거기에 맞선 고양이, 인간, 다른 종들의 연대세력이 살아남아 쥐가 없는 신세계를 꿈꾸며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오지만 대도시 일수록 쥐들의 점령지이고 인간들은 큰 빌딩에 부족화하여 모여있다.

단결을 해치는 가장 큰 방법으로 소통을 가로막는 것임이 자주 등장한다. 마지막 쥐의 대군을 무너뜨린 것도 쥐들이 서로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바이러스를 퍼뜨린 힘이었다. 거기엔 소통이 안될 때 서로 소통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다른 존재가 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는 남탓이 고정된 태도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쥐 대군을 죽이기 위해 뉴욕에 핵폭탄을 터트리려는 그랜트장군을 막아낸 건 바스테트와 에스메랄다 암컷 고양이들이었다. 미래를 한 치도 내다보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는 사건이었다.
쥐 대군을 일부 무너뜨리고 다시 지도자를 뽑을 때 인간은 인간이 아닌 종을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인간들 중에서도 실패를 거듭하고 무력으로 진압만을 외친 군인을 선택한다. 종의 겉모습을 보고 판단하고 군인이 주는 안전이라는 상징성을 선택했다고 하지만, 난 그 순간이 절망적이었다. 무엇이 안전이고 누가 안전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면 선택은 달라야했다. 실험 쥐였던 티무르가 제3의 눈을 달고 세상의 지혜를 하나씩 배워가면서도 인간들이 한 짓을 생각하면 끝내 인간을 용서할 수 없다고 했던 그 마음. 난 쥐는 너무 싫지만 마음은 이해된다.

바스테트는 참 독특한 존재다. 자기 주관도, 자신에 대한 믿음도, 주변의 태도에 대한 대응도 이성적이려고 노력한다. 사랑의 존재에 대해서는 질투하고 시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바스테트는 그것을 지식, 지혜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폴이라는 쥐에게 제3의 눈을 달아주면서 기대했던 것도 알게 되면 행동이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진심으로 알게 되면. 그래서 티무르가 마지막 순간에도 바스테트에게 인간에게 존경할만한 한 가지라도 말해보라고 했을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바스테트는 인간은 스스로 무지함을 자각하고 보완할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했다. 생존에 필요한 것은 모두 알고 있다는 다른 동물들과 인간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인간을 존경할 유일한 점이라고 한다. 그런데 인간의 탐욕과 지배욕이 세상의 모든 것을 망가뜨린 후 인간들의 문명역사와 기술 등을 담아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확장판(ESRAE)을 인간이 아니라 쥐와 고양이가 가지려 노력한다는 것도 아이러니다.

1p93. 인간들이 이런 마음의 상태를 애도라는 이름으로 부른다는 걸 나는 안다. 아직 나한테는 추상적인 개념이지만 지금 내가 느끼는 이 새로운 감정의 상태를 한 단어로 지칭해 윤곽을 찾고나니 조금이나마 나아지는 듯하다.
--> 무엇인지 모를 때 더 불안하고 무섭지...

2권 P101. 네게 무슨 일이 벌어지든 다 너를 위한 것이야. 이 시간과 공간은 네 영혼이 헌신을 위해 선택한 차원이야. 네가 사랑하는 이들과 친구들은 네가 가진 사랑의 힘을 깨닫게 해주지. 네 적들과 네 기릉ㄹ 가로막는 장애물들은 너의 저항력과 투쟁력을 확인하게 해주지. 네가 부다기는 문제들은 네가 누구인지 깨닫게 해주고.

P145. 인간이 사라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 보충하는 이야기 장이다. 기후위기 지금의 시기에 읽으면 인간만 없어지면 자연은 자신의 힘으로 복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러지는 못하니 인간이 존재하면서도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보자.

P253. 다름이 충돌하는 혼돈의 세계다. 공포에 사로잡힌 존재들이 살아남기 위해 상대를 짓밟고 파괴하는 세계다.

P288. 야생 동물의 도축과 거래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어요. 단일 경작 중심의 농사 방식은 메뚜기 떼의 창궐을 불러오죠. 어류의 남획으로 바다에서는 해파리가 무서운 속도로 번식하고 있어요. 지나친 벌목은 공기 중 탄소의 비율을 증가시켜 기후 이변을 심화하고 과도한 석유 채굴은 지진발생의 원인이 된다고 하죠. 이렇든 모든 것은 상호 연결돼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행동에는 반드시 결과가 따라오게 되어 있어요. 우리가 지금의 삶의 방식을 바꾸지 못하는 한, 쥐가 아니더라도 다른 동물이 분명히 우리를 공격해 올 것입니다.

'책속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02]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2) 2024.01.07
[2024-01]오늘도 2명이 퇴근하지 못했다  (0) 2024.01.07
[2023-19]노르웨이의 숲  (0) 2023.12.22
[2023-21]오웰의 장미  (1) 2023.12.22
[2023-22]잔류인구  (0) 2023.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