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10. 일요일
김상민/아무튼시리즈33/위고
'아침의 달리기, 밤의 뜀박질' 이 소제목으로 붙어있다.
달리다보니 5년을 달렸고 5천키로를 달렸다는 저자다. 아침보다는 밤이 자신에게 딱 맞는 달리는 시각임을 알았다한다.
책은 얇고 금방 읽을 수 있다. 자신만의 달리기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하는 가벼운 책이다.
달리기에 대한 궁금함이 있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손에 쥐지는 않을거 같다. ㅎ
책모임에서 달리기에 빠진 다른 1인이 제안하여 나도 읽게 되었지만 요즘 나는 달리기에 애정을 쏟고 있지는 않다.
그래도 이 기회에 나의 달리기 시작과 현재를 돌아보게는 됐다.
나의 달리기는 2022년 3월 30일. 술자리에서 시작되었다.
나보다 운동은 더 안할거 같은 사람이 달리기를 이야기했고, 나는 대학시절 전경들에게 쫓겨다닐 때 얼마나 달렸나를 떠올렸다. 깜박대는 신호등이 끝나기 전에 안전하게 길을 건너기도 하고, 전철을 놓치지 않기 위해 뛰기도 했으니 내가 안달려서 그렇지 '달리기'라는 걸 못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뭔 놈의 자신감이었을까. 서울에서 마신 술이 깨는동안 집에 도착했고, 가방을 내려놓고 근처 공원으로 나갔다.
무슨 생각인지 몰라도 술자리에서 이야기된 달리기 앱을 깔고 1분 달리기 미션을 시작했다.
나는 달리기를 못한다는 충격. 전력질주가 아니라 걷는 것보다 조금 빠른 속도로 지속적으로 뛰는 자세로 움직이는 데 1분이 너무너무 길었다. 중간에 잠시 쉬는 시간에 목이 타들어가는거 가는 듯하고 다시 찬찬히 뛴다는게 너무 고통이었다.
그날은 그걸로 포기했지만 내게 아주 강한 충격을 남겼다. 내가 모르는 나를 마주한 것이다.
그 뒤 30분 달리기를 목표로 앱이 시키는대로 열심히 연습했다. 그때 기록을 찾아보니 2~3일에 한번은 몇 분이라도 뛰면서 30분을 찬찬히라도 뛰는 것을 목표로 앱 아저씨가 시키는 대로 열심히 했더라. 시간기록이 중요한게 아니라 연속으로 뛰는게 중요했다. 그때는 7분을 넘긴 기록들만이 있다.
나를 이기겠다는 것도 아니고, 머리가 복잡해서도 아니고, 살을 빼기 위해서도 아니고,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서도 아니고...나의 달리기는 '달리기'를 못하는 나 자신을 바꾸고 싶었던 것 뿐이다.
그렇게 2023년 3월이 지나고 30분 달리기는 가능했고 50분 달리기까지 어떤 때는 열심히 어떤 때는 일주일에 한 번도 겨우 달리며 이어갔다. 2024년 초가 되어 우연히 제주도에 일이 있어서 갔다가 혼자서 해변가를 뛰었다. 떠오르는 해도 보고 되돌아오는 길에 한라산도 보고. 왠지 잘 뛸 수 있을것만 같았다.
제주도에서 내가 이런 거리를 뛸 수 있구나 싶은 감격스런 거리를 처음 뛰게되었다. 준비는 없었고 기록도 기억나지 않지만... 지나가는 여행객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고는 묻지도 않은 말을 내가 막 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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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나간 날, 시작하는 시각의 하늘과 돌아오는 시각의 하늘이 달라졌다. 이런 것도 달리기의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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